Notice
[매일경제] 백종원 "메뉴 상상할때 가장 행복…100년 브랜드 만들것"
2017-01-04

백종원 "메뉴 상상할때 가장 행복…100년 브랜드 만들것"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골목상권 침해는 오해·소상공인 과외선생님 역할할 뿐"

신수현 기자 ㅣ 입력 : 2017.01.03 17:58:31

  •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배우 '소유진의 남편'으로 불리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어느새 소유진 씨의 수식어를 '백종원의 아내'로 바꿔놓았다. '쿡방' 시대를 연 주인공이며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그는 사업 수완도 탁월해 1993년 논현동에서 출발한 원조쌈밥집을 시작으로 30여 개의 요식 브랜드 가맹사업을 하고 있다. 

      주요 먹자골목에는 백종원 대표의 얼굴을 내건 각양각색의 프랜차이즈가 들어섰고, 일부 요식업 종사자들은 이를 두고 백 대표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백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은 개념이 다르다"며 "더본코리아 브랜드는 역세권이나 대기업 진출도 가능한 먹자골목에만 가맹점을 낸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이 모여 있는 골목상권에 들어가 그 일대를 점령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또 "더본코리아 브랜드는 전체 매장의 98%가 가맹점이고, 가맹점은 소상공인들이 운영한다"며 "더본코리아는 은퇴 이후 사회에 다시 발을 들여놓으려는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과외 선생님"이라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는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난에 시달리면서 백화점에 입점했던 직영점을 철수했고, 대형마트 푸드코너 직영점도 철수 중이다. 회사에는 가맹점 확장을 전담하는 영업팀도 없을 정도다. 

      백 대표는 "요식 브랜드 한 개를 개발하는 데 최소 10억원을 쏟아야 하는데 몸집 불리기가 목표라면 왜 새 브랜드를 만들겠느냐"고 반문하며 "한 개의 브랜드로 가맹점 수를 대폭 늘리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매장 수가 급격히 많아진 커피 전문점 빽다방도 2006년 직영점을 만들었지만 10여 년간 검증을 거친 끝에 가맹점을 내주기 시작했다. 

      백 대표의 사업 능력은 1985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1학년 때부터 돋보였다. 당시 그는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주인에게 배달시스템 도입을 제안하는 등 가게 운영 방식에 여러 조언을 했다. 

      그는 "할머니였던 주인이 건강을 이유로 가게를 접겠다며 인수를 제안했는데 목돈이 없어서 매달 일정 금액을 갚아 나가는 조건으로 가게를 떠안았다"고 말했다. 그는 2년이 채 안돼 가게 인수 비용을 다 갚았고, 주변 카페도 2개나 인수할 만큼 수완을 발휘했다. 하지만 1989년 군입대로 가게를 정리해야 했다. 

      그는 이후 1993년 논현동 원조쌈밥집을 필두로 한신포차, 본가, 새마을식당, 빽다방, 홍콩반점, 미정국수, 역전우동, 대한국밥, 돌배기집, 원키친 등을 차례로 열며 30여 개 브랜드를 이끄는 요식업계 대부로 성장했다.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말레이시아 등 해외 각국에도 진출했다. 

      백 대표는 며칠 전 제주 중문단지 호텔더본을 정식 개관하면서 호텔 사업도 본격화했다. 그는 "호텔 음식 가격을 낮추고 호텔에서 점점 사라지는 한식당을 늘려보고 싶었다"며 호텔업에 뛰어든 계기를 설명했다. 

      백 대표가 호텔업까지 발을 넓히자 더본코리아를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백 대표는 이에 대해 "중소기업기본법에 의하면 전체 사업의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이 주로 외식 부문에서 발생하면 음식점업으로, 유통에서 발생하면 도·소매업으로 분류된다"며 "2013~2015년 더본코리아의 3개년 평균 매출액은 980억원이며, 이 중 가맹점 운영을 위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소스·일부 식자재의 상품매출은 791억원에 달해 도·소매업으로 분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르면 도·소매업은 최근 3년 평균 매출액 1000억원 이하, 음식점업은 400억원 이하이면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그는 이어 "글로벌 커피 전문점 A사는 국내에서 직영 중심으로 운영되며 음료만으로 연매출을 7000억원 이상 올린다"며 "더본코리아가 대기업이면 A사는 어떻게 분류돼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다시 태어나도 요식업에 뛰어들 것이며 음식 메뉴 개발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에게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더본코리아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를 제가 직접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가 없어도 더본코리아가 대중이 원하는 메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튼튼하게 잘 굴러가는 회사로 발돋움했으면 좋겠습니다. 100년간 지속될 수 있는 요식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제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신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Back to List